청구항이 좁으면 특허침해를 주장할 수 없나요? 특허 권리범위 판단 기준과 균등침해
특허의 권리범위는 등록증이 아니라 청구항에 적힌 내용으로 정해집니다. 상대 제품이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모두 갖춰야 침해가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라, 청구항이 좁으면 비슷한 제품도 못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구성이 조금 다르더라도 균등침해로 인정되는 길이 있습니다.
결론: 청구항이 좁으면 침해 주장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허권은 '아이디어 전체'를 막는 권리가 아닙니다. 청구항에 적힌 범위 안에서만 다른 사람의 실시를 막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래서 청구항이 좁게 쓰여 있으면, 겉보기에 비슷한 제품이라도 침해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허침해소송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등록증이 아니라 청구항입니다.
특허의 권리범위는 무엇으로 정해지나요?
특허법 제97조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정합니다. 명세서의 발명 설명과 도면은 청구항의 뜻을 이해하는 데 참고하지만, 원칙적으로 이를 근거로 청구항을 넓히거나 좁혀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법원은 청구항을 여러 구성요소로 나눈 뒤, 상대 제품이 그 구성요소와 결합관계를 모두 갖추고 있는지 봅니다. 구성요소가 하나라도 빠지면 원칙적으로 침해(문언침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 청구항 구성요소 | 상대 제품 | 판단 |
|---|---|---|
| A. 몸체 | 있음 | 충족 |
| B. 뚜껑 | 있음 | 충족 |
| C. 나사 방식 결합 | 끼움 방식 | 불충족 |
위처럼 구성요소 C가 다르면, 나머지가 같아도 문언침해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예시: "나사로 결합되는 뚜껑" 특허
내 특허가 "나사 방식으로 결합되는 뚜껑 구조"에 관한 것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상대 제품은 뚜껑을 끼워 맞추는 방식입니다. 둘 다 뚜껑이 닫히는 제품이지만, 청구항에 '나사 결합'이 필수 구성으로 적혀 있다면 상대방은 "우리는 나사를 쓰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고, 침해 주장은 흔들립니다.
반대로 청구항에 "뚜껑이 몸체에 결합되는" 정도로만 적혀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청구항의 한 단어가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이유입니다.
구성이 조금 달라도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균등침해
상대방이 청구항의 구성 일부를 살짝 바꿔 침해를 피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균등침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음 요건을 갖추면 바뀐 구성이 있더라도 침해로 봅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18806 판결 등).
- 과제 해결 원리가 같을 것: 특허발명의 핵심 기술사상을 그대로 쓰고 있다
-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같을 것: 바뀐 구성으로도 같은 효과가 난다
- 바꾸기가 쉬울 것: 그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변경이다
- 공지기술이 아닐 것: 상대 제품이 이미 알려진 기술이거나 그로부터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일부러 제외한 범위가 아닐 것: 특허를 받는 과정에서 특허권자가 스스로 청구범위에서 뺀 구성이 아니다
5번 요건이 특히 중요합니다. 심사 과정에서 거절이유를 피하려고 청구항을 줄였다면, 줄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균등침해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출원 경과(심사 기록)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항이 좁을 때 쓸 수 있는 대응 방법
- 구성요소 대비표부터 만들기: 청구항을 구성요소별로 나누고 상대 제품과 하나씩 대비합니다. 어디가 충족되고 어디가 다른지 분명해집니다.
- 균등침해 검토: 다른 부분이 있다면 위 5가지 요건에 해당하는지 따져 봅니다.
- 권리범위확인심판 활용: 특허심판원에 상대 제품이 내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확인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특허법 제135조). 특허청의 기술 판단을 먼저 받아 두는 전략입니다.
- 다른 청구항 확인: 독립항이 좁더라도 다른 독립항이나 다른 특허로 상대 제품을 잡을 수 있는지 봅니다.
- 출원 중인 특허라면 분할출원: 아직 등록 전이거나 분할출원이 가능한 시기라면, 상대 제품을 겨냥한 청구항을 새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등록된 뒤에는 정정으로 청구항을 넓힐 수는 없습니다. 정정은 청구범위를 줄이거나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처음 청구항을 쓸 때부터 분쟁을 예상해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허청 심사관 출신 변호사가 보는 지점
청구항은 심사관과 출원인이 주고받은 기록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어떤 거절이유를 피하려고 어떤 단어가 들어갔는지 알면, 그 청구항이 실제로 어디까지 막는지, 상대방이 어디를 파고들지가 보입니다.
오성환 변호사는 특허청에서 전자회로·무선통신·반도체 분야 특허를 직접 심사했습니다. 청구항과 심사 기록을 함께 읽어 소송을 내기 전에 이길 수 있는 범위를 먼저 확인합니다.
더 넓은 그림이 궁금하다면 → 특허권자인데 특허침해소송에서 질 수 있나요? 패소하는 4가지 이유와 대응 방법
이 글은 오성환 변호사의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보강해 정리했습니다.블로그 원문 보기
자주 묻는 질문
특허 권리범위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청구항(청구범위)에 적힌 사항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특허법 제97조). 발명의 설명과 도면은 청구항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참고할 뿐, 원칙적으로 그것을 근거로 청구항을 넓히거나 줄여 해석하지 않습니다.
상대 제품이 내 특허 구성 중 하나만 다르면 침해가 아닌가요?
원칙적으로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모두 갖춰야 문언침해가 됩니다. 다만 다른 부분이 과제 해결 원리와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같고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바꿀 수 있는 정도라면 균등침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균등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상대 제품이 이미 알려진 기술이거나 그로부터 쉽게 만들 수 있는 경우, 그리고 특허권자가 심사 과정에서 거절을 피하려고 그 구성을 청구범위에서 스스로 뺀 경우에는 균등침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등록된 특허의 청구항을 나중에 넓힐 수 있나요?
넓힐 수 없습니다. 등록 후 정정은 청구범위를 줄이거나 잘못된 기재를 바로잡거나 분명하지 않은 기재를 명확하게 하는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분쟁을 예상해 출원 단계에서부터 청구항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