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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가 상대 회사 안에 있다면? 제조방법·소프트웨어 특허의 침해 입증 방법

글 오성환 변호사·변리사

제조방법이나 소프트웨어 특허는 침해 증거가 상대방 공장이나 서버 안에 있어 밖에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생산방법의 추정(특허법 제129조), 상대방의 구체적 행위태양 제시의무(제126조의2), 자료제출명령(제132조), 증거보전과 감정을 조합하면 내부 자료 없이도 입증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결론: 볼 수 없는 증거는 '법원을 통해' 꺼내야 합니다

특허침해소송에서 침해 사실은 원고, 즉 특허권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그런데 증거가 상대방 회사 안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조방법 특허: 팔리는 제품은 보이지만, 어떤 공정으로 만들었는지는 공장 내부 자료를 봐야 압니다.
  • 소프트웨어 특허: 화면은 볼 수 있지만, 실제 코드나 서버 처리 방식은 밖에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침해를 의심해도 그 의심을 법원이 볼 수 있는 자료로 바꾸지 못하면 1심에서 입증이 막힙니다. 지식재산처 등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특허침해소송의 승소율은 11.1%로 일반 민사소송(55.2%)보다 크게 낮은데, 그 원인으로 늘 꼽히는 것이 이 침해 입증 자료 확보 문제입니다.

입증을 돕는 법적 도구

도구내용이럴 때 씁니다
생산방법의 추정 (특허법 제129조)물건을 만드는 방법이 특허된 경우, 같은 물건은 그 방법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제조방법 특허에서 공정을 직접 보지 못할 때
구체적 행위태양 제시의무 (제126조의2)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침해 방식을 부인하는 상대방은 자기의 구체적 방식을 밝혀야 함상대방이 "우리는 다르게 만든다"고만 할 때
자료제출명령 (제132조)침해 증명·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법원이 명령공정 기록, 설계도, 소스코드, 매출 자료가 상대방에게 있을 때
비밀유지명령 (제224조의3)제출된 영업비밀을 소송 외 목적으로 쓰지 못하게 명령상대방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할 때
증거보전 (민사소송법 제375조)소송 전이라도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있으면 미리 조사상대방이 자료를 없앨 우려가 있을 때
감정법원이 선정한 전문가가 제품·공정·코드를 분석기술적 쟁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

생산방법의 추정

제조방법 특허라면 특히 중요합니다. 특허된 방법으로 만든 물건과 같은 물건이라면, 상대방이 다른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특허 방법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그 물건이 출원 전에 이미 알려진 물건이라면 추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료제출명령의 힘

상대방이 영업비밀이라며 자료를 내지 않으려 해도, 그 자료가 침해 증명이나 손해액 산정에 꼭 필요하다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는 거부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그 자료에 관한 특허권자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소송 전에 밖에서 모을 수 있는 자료

내부 자료가 없어도 출발점은 만들 수 있습니다.

  • 제품 분석: 구매한 제품의 분해·성분 분석, 시험성적서
  • 공개 자료: 상대방의 특허·논문·기술 발표, 홍보 자료, 채용 공고의 기술 설명
  • 사용 설명서·기술 문서: 작동 방식과 구성이 드러나는 자료
  • 거래처 자료: 원재료·부품 구매 내역, 납품 사양서
  • 소프트웨어: 화면 동작, 네트워크 통신 방식, 공개 API 문서 등 정당하게 확인할 수 있는 범위의 분석

이 자료로 침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두면, 법원에 자료제출명령이나 감정을 신청할 때 "왜 그 자료가 필요한지"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소송 초반부터 설계해야 하는 이유

어떤 자료가 왜 필요한지, 그 자료가 청구항의 어느 구성과 연결되는지를 소송 초반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막연히 "공장 자료를 전부 내라"는 신청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청구항 구성요소별로 필요한 자료를 특정하고, 밖에서 확보한 자료로 침해 가능성을 보여 준 뒤 나머지를 법원 절차로 채우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앞으로의 변화

특허침해 입증의 어려움 때문에,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상대방 사업장에서 증거를 조사하는 한국형 증거수집제도 도입이 꾸준히 논의되어 왔습니다. 제도가 바뀌면 입증 환경도 달라질 수 있어, 소송을 준비할 때는 그 시점의 제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

특허권자가 침해를 확신해도, 법원이 볼 수 있는 자료로 바꾸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밖에서 모을 수 있는 자료로 출발점을 만들고, 안에 있는 자료는 법원 절차로 꺼내십시오.

증거 수집 전체 체크리스트는 → 특허침해 증거는 무엇을, 어떻게 모아야 하나요?

자주 묻는 질문

제조방법 특허는 상대방 공장을 못 보는데 어떻게 입증하나요?

특허법 제129조의 생산방법 추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허된 방법으로 만든 물건과 같은 물건이라면, 상대방이 다른 방법으로 만들었다고 증명하지 못하는 한 특허 방법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출원 전에 이미 알려진 물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영업비밀이라며 자료를 안 내면 어떻게 하나요?

법원에 자료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특허법 제132조). 침해 증명이나 손해액 산정에 꼭 필요한 자료라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할 수 없고,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특허권자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은 비밀유지명령으로 보호됩니다.

상대방이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만든다'고만 하면요?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침해 방식을 부인하는 상대방은 자기의 구체적인 행위태양을 밝혀야 합니다(특허법 제126조의2). 막연한 부인만으로는 다툴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특허 침해는 어떻게 입증하나요?

화면 동작, 통신 방식, 공개 기술 문서 등 정당하게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침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뒤, 소송에서 자료제출명령이나 감정으로 소스코드와 서버 처리 방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입증합니다.